"뉴 파워 IT기업" 에서 배운다 - 정성천 -

IT산업의 판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2위 포털 기업인 야후를 인수하려는 한편, PC 기업인 HP와 연합하여 검색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슬림 디자인 휴대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적용된 레이저폰을 앞세워 업계 2위로 화려하게 부활했던 모토로라는 최근 5위의 지위마저 위협받고 있으며 다른 기업에게 인수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1~2년 앞도 내다보기 힘든 IT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IT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지난 몇년간 성장률과 수익률 면에서 고성과를 창출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애플, 닌텐도, RIMM 등 세 IT 기업의 성공 비결을 살펴보았다. 그들의 성공 비결은 고유한 경쟁 무기 확보, 새로운 시장 발굴 및 육성, 미래 성장 이니셔티브에 대한 발빠른 대응 등이었다. 그러나 이들과 경쟁하는 기업들로서는 단기간에 이들을 벤치마킹하여 체질을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성공 비결에 기반하여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학습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고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효율적인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이들의 성공 비결대로 사업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되 당장에는 경쟁자의 급소를 공략, 상생의 전략 파트너를 찾아내며, 새로운 파워 기업들의 역량을 이용하여 오픈 이노베이션을 최적화하는 등 경쟁사들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 목 차 >
 
Ⅰ. 최근 고성과 IT 기업들
Ⅱ. 최근 고성과 IT 기업의 성공 비결
Ⅲ. 고성과 기업과 경쟁하려면
Ⅳ. 맺음말

 
 
I. 최근 고성과 IT 기업들 
 
지난 4월 비즈니스 위크지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공동으로 선정한 ‘2008년 혁신 기업(Most Innovative Companies 2008)’을 발표하였다. 작년까지는 경영진(글로벌 2500대 기업의 경영진)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만을 반영하였지만, 올해는 최근 4년간의 매출 및 이익 성장률과 평균 주식 수익률을 포함시켜 대상 기업을 선정하였다. 업계의 평가는 물론 실제 경영성과를 반영시킴으로써, 혁신과 성과에 대해 보다 엄격한 평가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조사 및 선정 결과에서 중요한 몇 가지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상위 10개 기업 중 6개 기업이 IT 기업이었다. 둘째,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상위 5개사의 순위는 작년과 동일하였다. 셋째, 지난해에는 순위에 들지 못했던 게임 기업인 닌텐도와 스마트폰 기업인 RIMM(Research in Motion)이 각각 7위와 13위에 올랐다. 넷째, 혁신의 전도사라고 불리던 3M의 순위가 20계단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IT 기업이 상위 10위 혁신 기업의 60%를 차지했다는 점은 IT 기업이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혁신 마인드가 다른 산업에서보다 더욱 긴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기업이 있다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1위에 등극한 애플, 그리고 과감한 혁신을 실천하여 최근 뛰어난 경영 성과를 거둔 닌텐도와 RIMM이다. 
 
애플은 PC인 아이맥과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에 이어 스마트폰인 아이폰 3G(3세대 이동통신) 모델을 발표하면서 시장에서 미래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애플이 아이폰 3G를 발표한 후 강력한 경쟁기업인 대만의 HTC의 주가가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반면 애플의 주가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콘솔 게임기기의 대중화를 선도한 닌텐도의 경우에는 지난 3년간 영업이익률을 30% 이상으로 유지하며 매출 규모는 3배 이상으로 키웠다. 기존의 게임 마니아 중심의 사업 모델을 업체 최초로 일반 대중 중심으로 전화함으로써 급성장할 수 있었다. 기업용 스마트폰 전문 기업인 RIMM도 사업 모델을 대중 소비자 중심으로 확대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2008년 3월까지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휴대폰 업계 2~3위 수준에 이르렀다. 스마트폰이라는 제품 세그먼트만으로 엄청난 성장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에 급성장한 이들 세 기업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이들 기업은 앞으로도 고수익을 유지하며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IBM의 비즈니스 가치 연구소에 의하면 S&P Global 1200(대상 기업 1,238개)에 포함된 기업들의 성장과 주주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1994년부터 2003년까지 10년 사이에 성공적으로 성장한 기업(매출 성장률과 주주 수익률의 성장률이 평균 이상인 기업)이 413개로 나타났고, 그 중에 94%의 기업들이 적어도 한 번은 산업 평균을 밑도는 성과를 보였다고 한다(<그림 2> 참조). 특히 절반이 넘는 기업이 10년 중에 4번 이상 산업 평균 이하로 성장하였다. 이와 같이 고수익성을 확보하며 업계 평균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애플, RIMM 및 닌텐도 등 3개사는 지속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들 기업에서 공통적인 성공 비결을 찾아보면서 IT 기업들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한다. 
 
 
II. 최근 고성과 IT 기업의 성공 비결 
 
애플, RIMM과 닌텐도의 공통점은 종합 IT 기업이라기보다는 몇개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전문기업이며, 각 기업의 브랜드에 열광하는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고객층을 마니아 중심에서 일반 대중 소비자로 확대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빠른 속도로 강화하고 있다. 이들 각각은 저마다 성공 비결이 있지만 공통적인 부분을 요약하자면 남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자신만의 경쟁 무기가 있다는 점,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 사업하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여 육성한다는 점, 그리고 미래의 성장 이니셔티브를 발빠르게 준비한다는 점 등이다. 
 
고유한 경쟁 무기 확보
 
먼저, 애플은 두 가지 핵심적인 경쟁 무기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디지털 음악 재생기기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준 아이튠스 서비스이고 다른 하나는 휴대폰 시장의 새로운 제품 세그먼트로 탄생한 아이폰의 운영체제(Operating system)인 OS X이다. 단기간에 아이팟의 시장 점유율을 50%이상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음악 컨텐츠 서비스인 아이튠스이다. 대부분의 MP3 경쟁업체들은 아이튠스와 같은 서비스를 상상하지 못했으며, 애플이 선수를 친 이후에는 그 같은 서비스를 사업과 직접 연결하기도 쉽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이미 아이튠스 서비스에 익숙해졌고(록인 효과), 대부분의 음악 컨텐츠 업체들도 애플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팟의 디자인에 끌려서 아이팟을 구매하지만, 음악 컨텐츠 서비스인 아이튠스의 편리함과 다양함에 매료되어 아이팟을 재구매하는 소비자 또한 적지 않다. 
 
애플의 두번째 경쟁 무기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새로운 휴대폰인 아이폰이다. 아이폰의 차별적인 강점은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저 인터페이스이다. 멀티 터치(Multi-touch)에 의한 인터넷 화면의 확대 및 축소 기능, 각 가속도 센서인 자이로에 의한 가로와 세로 화면의 변환, 각 기능에 대한 간단한 접근이 2단계 이내 터치로 가능해진 점, 그리고 그래픽 화면의 빠른 전환 등 아이폰만의 유저 인터페이스는 첫선을 보였을 당시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기존의 휴대 단말기기인 PDA폰이나 휴대폰에서 경험할 수 없는 차원이 다른 단말기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일반 대중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었던 것이다. 이러한 개념의 설계는 오랜 역사를 가진 맥킨토시 PC의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구현될 수 있었다. 우리가 PC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윈도 개념도 매킨토시에서 유래한 것인데, 애플은 이를 휴대폰에 최적화하여 적용한 것이다. 기존의 휴대폰 OS에서는 이러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모방하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유사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노키아와 마이크로 소프트조차 올해 말 이후에나 비슷한 형태의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아이팟의 판매를 가속화시킨 아이튠스 서비스를 아이폰에 접목시키면 두 사업의 시너지가 엄청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 컨텐츠 서비스의 미래 사업들에 커다란 방향을 제시한 이러한 서비스를 앞세워 일부 이동통신 사업자와 전략적인 협력을 추진하면서 미래 전망이 더욱 밝아지고 있다. 
 
RIMM의 푸시 이메일 서비스 역시 경쟁자인 Palm, HP, Nokia 등이 모방하기 어려운 무기이다. 이것은 인터넷으로 사용하고 있는 계정 서버에 이메일이 도착하는 경우 휴대 기기로 자동적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로서, 외부의 해킹이나 자료 유출 등을 방지하는 보안 기능이 강력하고 이를 유지 보수하는 비용과 사용 편리성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RIMM은 현재 기업용 이메일 서비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모바일 이메일을 사용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보안 이슈였는데, 사업 역량을 여기에 집중함으로써 차별적인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고 점차 기업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 그것이 최근에 일반대중 소비자 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레드 오션에서 경쟁하기보다는 블루 오션 창출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 대학원의 김위찬 교수가 주장한 블루오션 전략은 2005~2006년 산업 현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장보다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수익을 극대화할 것을 역설한 것이다. 애플, RIMM, 닌텐도는 이러한 블루오션 전략을 착실히 실행에 옮겼다. 
 
2004년 닌텐도의 이와타 사장은 게임기 시장을 재정의하였다. 당시는 게임기기 시장이 마니아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게임 소프트웨어는 화려하고 난이도 높은 것에 집중되었다. 동영상 그래픽 수준도 실제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수준으로 진화되면서 하드웨어 사양은 점점 높아졌다. 이는 타깃 고객층을 게임 마니아 계층으로 두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높은 사양의 게임기기는 개발 비용 증가와 소요 기간 연장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총 구입 비용을 증가시켰다. 이는 시장에서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를 양산·유통시키는 동기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게임업체들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산업 트렌드 변화를 미리 간파한 이와타 시장은 고객층을 마니아에서 대중 소비자로 바꾸었다. 화려한 그래픽과 복잡한 스토리 전개보다는 사용 편리성과 재미에 집중하여 일반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고객층을 형성시켰다. 그 동안 일반 대중 소비자들은 게임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재미가 없고 사용하기 복잡했기 때문에 게임기기와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은 것이었다. 또한 게임 마니아들은 다양한 불법 복제판을 만들 능력이 있었으나, 일반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어머니들이 폭력성을 자극하는 게임기가 거실에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 것을 보고, 게임 산업의 미래는 부모의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는 데 달려 있다고 판단하여 건전한 게임 개발에 주력하였다.” 이와타 사장은 이처럼 대중 소비자 시장을 확대하기 위하여 실제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10대 청소년들의 어머니들의 마음을 읽어 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처럼 남다른 접근법이 열매를 맺으면서 닌텐도 DS는 전세계 모바일 콘솔 게임기 시장에서 단기간에 소니의 PSP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을 70%로 끌어 올리면서 폭발적인 성장과 높은 영업이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그림 3> 참조).
 
애플은 모바일 인터넷 환경의 변화 방향을 남보다 앞서 감지하고 아이폰을 앞세워 대중적인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하였다. 이 시장은 소비자 니즈는 있었으나 불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느린 화면 반응 속도, 재미 없은 애플리케이션, 높은 가격 등의 제약 조건들 때문에 형성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튠스라는 개발·출시함으로써 대중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은 터치폰(Touch Phone)의 진수를 보여주며 휴대폰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였으며 이는 휴대폰에서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사용하는 새로운 패턴을 보여준 것이다. 아이폰은 휴대폰 시장에 진입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서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최근에 발표한 아이폰 3G는 작년 모델의 약점을 많이 보완하였는데, 홍콩 CLSA 증권사는 2008년 하반기 판매량이 1,80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휴대폰 4~5위 업체인 LG전자와 소니 에릭슨의 분기 판매량 2,500만대, 1위인 노키아의 스마트폰 분기 출하량인 2,000만대임을 감안할 때 위협적인 예상 판매량이다.
 
기업용 스마트폰의 강자이던 RIMM도 미래 휴대폰 성장의 주축인 소비자 스마트폰 시장을 새로이 개척하면서 2007년부터 급속한 매출 성장세와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데 있어 장애 요소로 느끼던 것은 가격과 크기였다. 500달러가 넘는 가격과 20cm이상의 두께, 일반 휴대폰의 2배 가까운 크기는 구매하기에 큰 부담 요인이었다. RIMM은 디자인 혁명으로 두께와 크기를 대폭 줄여 기기에 대한 반감을 최소화시켰다. 구매 가격에 대한 부담은 이동통신사와 전략적인 협력을 맺고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99~199달러까지 낮출 수 있었다. ARPU(Average Revenue per User·가입자당 평균 매출액) 향상에 고심하던 이동통신사에 RIMM 고유의 푸시 이메일 서비스를 연결시켜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기존에 미흡하였던 이동통신사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한 것이다. 
 
미래 성장 이니셔티브에 대한 발 빠른 대응
 
벤처 기업들이 초기 2~3년간 눈부신 사업 성과를 냈으나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추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발굴하지 못하여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 중에서도 과거의 성공적인 사업 모델에 안주하면서 성장을 지속하지 못하거나 사라지는 기업이 많다. 이는 주력 사업에만 집중하고 이를 뒷받침할 ‘승부 사업’이나 당장의 성과보다는 불확실한 미래 시장을 준비할 수 있는 ‘미래 사업’에 관심과 역량을 쏟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이니셔티브가 될 수 있는 승부 사업과 미래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 
RIMM의 자산가치가 최근 5년간 36배로 성장한 한 가지 요인은 차세대 성장 이니셔티브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다. 스마트폰에 대한 대중 고객층을 넓히기 위하여 슬림 디자인을 채택하여 기존의 블랙베리 스마트폰의 크기를 줄였고, 이메일과 인터넷 기능을 대폭 보강하였다.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거두어 많은 대중 소비자들이 RIMM의 제품을 찾게 되었다. GMP 증권사는 2007년 하반기부터 일반 소비자 매출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었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승부 사업으로 대중 소비자 시장에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SNS (Social Network Service)이다. 접속 수가 가장 많은 사이트가 Facebook인데 RIMM이 이 회사와 협력하여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로 북미 인터넷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Facebook의 연락처를 통하여 다자간 통화(conference call)를 할 수 있고 SMS를 통해 회의 시간을 통보해줄 수 있다. 친구들끼리 점심을 무엇으로 할지를 정하는 용도로도 활용된다고 한다. RIMM은 ‘Talknow’ 서비스도 구현하였다. 이는 통화 전에 상대방의 통화 상태를 확인시켜주고 불통인 상태인 경우에는 통화가 가능한 상태를 통지하여 주는 서비스이다. 이는 유선전화의 키폰 기능을 인터넷 전화 혹은 이동통신 전화에서 가능하게 한 것으로 전화 통화의 불편을 크게 덜어준다. 실제로 북미 전화 사용자의 유선전화 사용시 20%는 상대방 통화 가능 상태를 확인하고 있고, 50%는 전화불통 상태에서 전화를 끊은 뒤 잊어버려서 다시 전화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호소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였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IMM은 차세대 성장 이니셔티브를 가동하기 위하여 자신의 고유 폼팩터에서도 과감하게 탈피하며 기구 형상이 있는 QWERTY 키보드가 없는 전면 터치폰(Blackberry Thunder)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 자신의 아이덴터티까지 과감하기 수정하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사례이다.
 
이러한 승부 사업과 미래 사업에 대한 신속한 준비는 애플의 사례에서도 확실히 볼 수 있다.  일례로 애플 TV 사업 진출은 미래 컨텐츠 서비스 시장의 통합화에 대비하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와의 아이폰 3G의 보조금 협력은 적극적인 고객기반 확충 노력을 보여준다. 
 
닌텐도도 미래 테마를 헬스로 선정하며 Wii Fit를 승부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보다 많은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하여 컨텐츠의 인터넷 구매를 유도하는 Wii Ware 서비스에도 적극적이다.  
 
세 기업의 승부 사업과 미래 사업에 대한 육성 노력이 주력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와중에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변화와 혁신이 아니면 내일을 보장할 수 없는 IT 산업에서 성공하려면 방심하지 말고 장기 시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III. 고성과 기업과 경쟁하려면 
 
앞에서 분석한 세 기업의 성공 비결을 요약한다면 차별적인 핵심역량을 확보하여 신규 시장을 발굴 및 육성하고,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하여 발 빠르게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과 경쟁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이를 벤치마킹하여 체질을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성공 비결을 바탕으로 한 차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학습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고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효율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성공 비결 대로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하지만, 당장에는 그들의 성공 비결과는 다른 새로운 캐치업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적의 급소를 공략하라
 
마니아층이 아닌 일반 대중 소비자를 겨냥하면서 게임 기기의 새로운 장을 연 닌텐도는 난공불락일까? 북미, 일본과 한국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세만 본다면 당분간 이러한 추세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 국내 시장에서 한번 생각해볼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판매된 모바일 게임 기기인 닌텐도 DS는 무려 130만대가 넘고 있다. 두뇌 훈련이 가능하고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작년부터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와타 사장 말처럼 게임기기에 학습 기능을 추가가여 학부모에게 소구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많은 한국 학부모들이 닌텐도 DS를 구매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학습 기능이나 두뇌 훈련보다는 게임 그 자체에 중독되면서, 이것 역시 게임 기기가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결과 새로이 출시하고 있는 거치형 게임기기 Wii의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닌텐도 DS는 한때 일반 대중 소비자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으나 이 제품의 실제의 가치는 학부모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판매되고 있는 두뇌 트레이닝 같은 게임이 실제로 두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학습에 미치는 영향이 작았고, 게임에 대한 중독증이 심해지면서 이를 통제하기 어려워 기존 게임기기와 똑같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이다. 또한, 게임 소프트 웨어 중에 학습에 관계되는 것은 불과 몇개에 지나지 않아 학습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학부모들에게 생기게 되었다. 
 
실질적인 학습 기능을 풍족하게 갖춘 다양한 게임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학부모들에게 소구하면서 닌텐도의 아성을 깰 수 있지 않을까? 메가스터디 등의 인터넷 교육 전문업체들이 자본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IT 기술이 교육 프로그램과 조화를 이루며 인터넷 교육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과 게임 소프트웨어가 연결된다면 학부모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3~4년전 닌텐도가 시도했듯이 거대한 잠재시장을 열기 위해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력을 한다면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금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면, 닌텐도가 공략해서 창출한 일반 대중 게임 시장에서 닌텐도의 급소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생이 가능한 전략 파트너와 협력하라
 
아이폰의 컨텐츠 서비스인 아이튠스에 대적할 수 있는 휴대 단말기 제조업체는 통합 컨텐츠서비스 플랫폼인 OVI를 보유한 노키아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서비스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기업에게는 매우 위협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단말 제조사의 강력한 협력자인 이동통신 사업자 또한 이를 기회보다는 위협적인 요소로 느끼고 있는 듯하다. 음성 서비스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동통신사로서는 컨텐츠 서비스 매출이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물론 북미의 AT&T, 독일의 T-Mobile 등의 이동통신사가 추진하고 있는 아이튠스 서비스와의 협업은 예외적이다. 이들은 아이폰이 시장을 지배할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으로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동통신사의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가 최적화된 휴대 단말기라면 아이튠스에 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소니 에릭슨의 트랙 아이디(Track ID) 기능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이다. 휴대폰에서 음악 컨텐츠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워크맨폰이 지난 2년간 유럽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M:Metrics에 따르면 트랙 아이디 기능이 있는 소니 에릭슨 휴대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다른 경쟁사 휴대폰를 소유한 소비자보다 음악 컨텐츠 사용량이 5배 이상 많다고 한다. 
 
넘기 어려운 진입장벽은 역발상으로 대응하라
 
고성과 기업들은 각기 고유한 경쟁 우위 포인트를 갖고 있다. 경쟁 기업들이 모방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것들은 때때로 진입장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새로운 파워 기업들을 성공으로 이끈 진입장벽들은 특히 대중 소비자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면서 새삼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진입 장벽은 단기간에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대적할 만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는 기업으로서는 많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아이폰의 유저 인터페이스를 가능하게 한 운영 시스템인 OS X는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지금까지 다른 어떤 유저 인터페이스보다도 많은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두번째 제품인 아이폰 3G는 첫번째 제품과 디자인과 폼팩터(Form factor)가 똑같다. 일반 휴대폰처럼 쉽게 바꿀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아이폰의 플랫폼 방식의 한계일 것이다. 이에 비해 제품(Product) 단위로 디자인된 휴대폰은 디자인과 폼팩터 면에서 더욱 다양하다.
 
대중 소비자들은 변덕스러우며 다양한 기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디자인과 모바일 경험을 요구한다. 하나의 세그먼트로서 성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세그멘트로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대다수 소비자들은 휴대폰 전체 기능의 10% 이하만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폰 3G와 비슷한 수준의 고객 가치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선택 사양을 제공할 수 있다면 차별적 경쟁 우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가 감동 받는 것과 구매하는 것과의 상관관계가 2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폰에 감동한 소비자가 구매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 동안의 망설임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크게 히트한 제품과 서비스도 때로는 많은 단점을 갖고 있음을 깨닫고 그 단점을 공략하는 역발상적 접근이 필요하다. 
 
남의 지혜를 빌려 이득을 취하라
 
가장 쉬운 접근법이 있다면 이미 나와 있는 남의 해답을 이용하는 것일 것이다. IT 산업의 가치 사슬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새롭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사업 모델의 변화와 함께 관련된 가치 사슬에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연구한다면 또 다른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나 IBM 같은 서비스 및 솔루션 업체의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다. Merrill Lynch 증권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의 경우 단순히 휴대 단말기기뿐만 아니라 아이폰 3G를 통한 컨텐츠 서비스 매출도 기존의 아이튠스처럼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따라서 인터넷 컨텐츠 사업과 더불어 휴대폰용 OS 사업을 미래 성장의 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로서도 애플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야후 인수에 대한 적극적 태도는 이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아이폰 3G를 차별화시키는 아이튠스 같은 서비스 플랫폼이 없는 다른 경쟁사들로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OS를 취하면서 서비스 부분을 공동으로 대응한다면 아이폰 3G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독점적인 RIMM의 기업용 푸시 이메일 시장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려는 기업이 있다. 다양한 기업용 IT 솔루션 분야에서 차별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는 IBM이 대표적이다. 최근 IBM과 애플이 스마트폰 기업 시장에 공동으로 진입하여 그 가능성이 구체화되고 있는데, IBM은 이를 기반으로 다른 여러 단말업체들과 전략적 협력을 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RIMM의 푸시 이메일 서비스도 IBM의 이러한 전략적 접근을 활용한다면 난공불락만은 아니지 않을까? 기업 중심에서 소비자 시장으로 스마트폰 시장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는 RIMM의 푸시 이메일 서비스의 소비자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예상외로 클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 솔루션이 준비되지 않은 기업으로서는 많은 시행착오 비용이나 기회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외부의 다양한 사업 모델이나 아이디어를 자신의 사업과 연결시킬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활용하면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IV. 맺음말 
 
전통적인 강자 중심의 IT 산업에서 새로운 파워 그룹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표적시장을 마니아 중심의 틈새(Niche) 시장에서 일반대중 소비자 시장으로 확대함으로써 고성장과 고수익성을 확보하며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은 일부 계층만 사용하던 제품과 서비스를 일반 소비 계층에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따라서 향후 IT 시장에서는 소비자에게는 보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가치의 발굴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보다 혁신적인 변화로 차별적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는 기업, 혹은 차별적인 가치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소구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 앞에서 인용한 것처럼 비즈니스 위크에서 밝힌 2008년 10대 혁신 기업에 IT기업이 6개나 포함되어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래의 가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앞에서 분석된 애플, RIMM 및 닌텐도의 성공 비결을 취하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 
 
기업 경영의 본질은 선택과 집중이다. 기업이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확실히 구분해서 원하지 않은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원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결국 가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도 내가 선택한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좀 더 새롭게 만들고 경쟁자와 다른 차별성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떠한 산업에서도 영원한 승리자는 없다. 게임의 법칙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강자는 나타났고, 이러한 과정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주력 사업, 승부 사업 및 미래 사업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혁신적이며 고객 지향적인가가 고성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강한 실행력이다. 애플, RIMM과 닌텐도는 오랜 기간에 걸쳐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진화시키며 가치 혁신을 끊임없이 추진해왔다. 승부 사업 및 미래 사업에 대한 강한 실행력에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가치도 발굴할 수 있고 차별적인 경쟁우위 포인트를 구체화하여 진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S&P 1200기업에서 성공 기업으로 평가된 413개 기업의 56%가 지난 10년간 4번이나 산업 평균 이하의 성과를 낼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고성과를 달성하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늘은 어제와 얼마나 다른 혁신을 하고 있고 내일은 어떻게 다르게 변화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해나가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끝>

2008/07/07 17:49 2008/07/0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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